처벌만으론 부족한 품행장애, 해외 사법 현장은 왜 ‘이 기법’에 주목하는가?

상담 현장에서 우리를 가장 무력하게 만드는 내담자는 누구일까요? 아마도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며, 법적 처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품행장애(Conduct Disorder) 청소년일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촉법소년’ 논란과 함께 처벌 강화의 목소리가 높지만, 우리 상담학자들은 알고 있습니다. 단순한 격리와 처벌은 오히려 사회에 대한 적대감만을 키울 뿐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박사 학위 과정 중 제가 만났던 한 내담자는 “어차피 금방 나갈 텐데, 왜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죠?”라고 물었습니다. 그 차가운 시선 앞에서 저는 기존 상담 기법의 한계를 절감했습니다. 하지만 해외 선진 사법 시스템은 이미 심리학적 진단과 법적 개입을 결합한 통합 모델을 통해 혁신적인 재범률 감소를 이뤄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DSM-5의 핵심 지표를 활용한 해외의 전문적 개입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핵심 요약] 품행장애 상담의 전환점

  • DSM-5 핵심 포인트: ‘제한된 친사회적 감정(CU)’ 명시자 유무에 따른 차별적 접근 필수
  • 해외 검증 모델: 미국의 다중체계치료(MST)와 영국의 소년범죄예방팀(YOT)
  • 전략의 핵심: 처벌이 아닌 ‘보상 기반 행동 수정’과 ‘환경적 통제’의 결합

진단의 정교화가 치료의 시작이 되는 이유

우리가 DSM-5를 단순히 진단 코드를 부여하기 위해 펼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품행장애 파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제한된 친사회적 감정(With Limited Prosocial Emotions)’이라는 명시자(Specifier)입니다. 이는 냉담-무감정(Callous-Unemotional, CU) 특성을 반영합니다.

해외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CU 특성이 강한 내담자는 전통적인 공감 기반 상담에 거의 반응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타인의 슬픔이나 공포를 인지하는 편도체(Amygdala)의 활성도가 일반인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네 행동으로 부모님이 얼마나 슬퍼하시겠니?”라는 식의 접근은 상담 동기를 저하시킬 뿐입니다. 대신 해외 전문 기관들은 이들의 ‘자기 이익’과 ‘보상 민감성’을 자극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해외 사법 현장에서 검증된 다중체계치료(MST)의 위력

미국과 북유럽에서 품행장애 치료의 ‘골드 스탠다드’로 불리는 다중체계치료(Multisystemic Therapy, MST)는 상담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과감히 벗어납니다. 상담사가 내담자의 가정, 학교, 심지어 그들이 어울리는 비행 집단의 접점까지 직접 개입합니다.

이 기법의 핵심은 24/7 가용성입니다.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개입하여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권위를 회복하도록 돕습니다. 실제 임상 사례에서 MST는 고위험군 청소년의 재범률을 35~40%까지 낮추는 경이로운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상담사가 단순히 ‘듣는 사람’이 아니라, 내담자의 생태계 전체를 재설계하는 ‘시스템 엔지니어’가 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비교 항목기존 개인 상담 모델해외 사법-심리 통합 모델 (MST/YOT)
주요 초점내담자의 내면 통찰 및 감정 정화행동 통제 및 환경적 시스템 변화
상담 장소통제된 상담실 내부가정, 학교, 지역사회 등 현장 중심
사법 연계비밀보장 원칙 준수 위주보호관찰소, 법원과의 적극적 정보 공유
치료 성과일시적 행동 개선 (높은 재발률)재범률 35% 이상 감소 입증

국내 상담학자들이 적용해야 할 회복적 사법 개입 전략

그렇다면 우리 한국의 상담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저는 해외의 회복적 사법(Restorative Justice) 모델을 우리 실정에 맞게 이식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이는 가해 청소년이 자신이 끼친 피해를 객관적으로 직면하게 하되, 이를 보상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유대감’을 재건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보상 기반의 인지행동치료(CBT)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품행장애 내담자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 당장의 쾌락과 보상에 훨씬 민감합니다. 따라서 상담 과정에서 바람직한 사회적 행동을 했을 때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보상이 주어지는 체계를 사법 기관과 협력하여 구축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치료적 법학(Therapeutic Jurisprudence)’의 실천입니다.

전문가로서 우리가 견지해야 할 윤리적 단단함

품행장애 내담자를 마주하는 것은 상담사에게도 큰 심리적 소모를 야기합니다. 그들은 때로 상담사를 조종하려 하거나 거짓말을 일삼습니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문적 초연함’‘명확한 경계 설정’입니다. 해외의 숙련된 전문가들은 내담자의 교묘한 조작을 즉각적으로 피드백하며, 그것이 현실 세계(사법 체계)에서 어떤 불이익으로 돌아가는지를 냉철하게 인지시킵니다.

상담은 자선이 아니라 과학입니다. 특히 사법의 영역과 맞닿아 있는 품행장애 상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최신 DSM-5-TR의 기준을 명확히 숙지하고, 해외의 검증된 다학제적 접근법을 국내 현장에 맞게 녹여낼 때, 우리는 비로소 ‘통제 불가능한 아이’를 ‘변화 가능한 내담자’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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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변화는 시스템의 결합에서 시작됩니다

품행장애는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신경생물학적 취약성과 환경적 결핍이 만들어낸 복합적인 결과물입니다. 해외의 성공 사례처럼 상담학자의 전문성사법 시스템의 강제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우리는 더 이상 상담실 안에서 무력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마스터님의 임상 현장에 오늘의 통찰이 실질적인 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본 콘텐츠는 최신 DSM-5-TR 가이드라인 및 2025-2026 해외 사법 심리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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